뮤지컬

[뮤지컬/리뷰/겨울나그네] 내가 뭘 본 걸까

뒹굴뒹굴쿨 2024. 1. 19. 13:50

일단... 보러 간 것을 후회한다.

왜냐하면 당연히, 별로였으니까.

난 캐스팅을 확인하지 않고 갔었는데, 종종 그렇게 기분에 따라 예매해서 가는 경우가 있고 그런 경우 대체로 내가 한 선택이기에 후회는 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 날은 정말 후회했다.

캐스팅..알았다면 절대 저 날 안갔지.

용의자 X의 헌신을 볼 때 난 사람이 많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해 슬퍼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캐스팅을 보러갔을 때는 그 때는 사람이 정말 많았던 것임을 실감하며 오늘 관객수 이대로 괜찮나 싶었다.

나중에 보니까 이창섭 배우님 회차는 정말 자리가 거의 남질 않았더랬다.

물론, 난 이창섭 배우님 회차로 본 것이 아니다ㅎㅎ..

 

포토존은 일단 예뻤다.

겨울 갬성과 잘 어울렸고.

캐스팅 보드도 이뻤다.

그래서 캐스팅이 좀 불안하긴 했지만 우리 집 앞에 지하철 역에서 광고하던 정과 예쁜 포토존을 보고서 조금의 기대를 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공연을 다 보고 난 뒤,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던 것은 스토리와 두 남자주연의 노래와 연기는 확실히 최악이었다는 것이다.

 

일단 스토리.

 

(((((스포일러)))))

 

첫사랑을 만나서 연애 좀 해보려던 의대 다니던 주인공 한민우, 그런 그의 아부지가 어느 날 쓰러지셨고 회사가 망했다.

(어머니가 다른 것 같은 배다른) 형이(아니 근데 형 맞음? 아부지 책상 위 사진에는 한민우밖에 없던데..걍 아부지 회사에서 일하는 아는 형, 많이 쳐져도 사촌형 정도였나봄) 미국으로 도망가기 전에 주인공 한민우의 아부지가 예전에 술집 여자랑 해서 한민우를 낳았다고 알려주면서 어느 술집 대빵을 하는 이모 주소를 준다.

아부지 간병하다가 빚쟁이(라고 좀 얕잡아?보듯 표현하지만 빚을 받아내야 하는 그냥 사람들이지 뭐)들이 와서 난동을 피우는 과정에서 그들 중 나이가 있는 할아버지를 폭행하게 되고 한민우는 도망.

한민우 아부지는 아들이 없는 자리에서 눈을 감고, 한민우는 이모를 찾아간다.

핏줄을 중요시 생각하는 이모는 고대로 한민우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정하고, 이모가 운영하는 술집에서 일하는 제니는 한민우가 자신이 대마를 피는 것을 막는 모습에 첫눈에 반해버린다.

얼레벌레 이모의 일을 돕던 한민우, 마약으로 생각되는 것 거래 과정에서 사람에게 칼빵놓고 본인도 칼에 찔린다. (칼로 찌른 녀석 죽었던가?)

칼 맞은 곳 치료받고 예전에 잘나갔던 과거와 첫사랑을 회상하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그리고 제니한테 환각제 성분이 있다면서, 여기서 계속 썩고싶은게 아니라면 고만 피라던 그 대마를 본인이 피우고, 제니를 첫사랑 다혜로 착각한건지 착각한 척 한건지 처음에만 착각했지만 나중에 현실도피한건지 여튼 매우 짜증나는 이유로 제니와 성관계를 갖는다.

이모는 그 둘 살림을 차려준다.

그러다 급 돌연 사라지더니 첫사랑 찾아가서 얼굴 비추고 고대로 자수해서 감옥간다.

그렇게 감옥 갔다가 나오고 첫사랑 찾아갔더니 알던 형이 자기 첫사랑 좋아하는 모습 보고 겁나 배신감 느낀다.

아니 지는 이미 살림도 차려놓고 뭔 이런 거에서 배신감을 느끼나 싶었다.

그리고 첫사랑은 그렇게 기다리던 남친이 이미 다른 살림 차리고 애도 있음을 목격하고 놓아준다.

제니는 남편 첫사랑 알아보고 남편이 떠나갈까봐 불안에 떤다.

한편 한민우는 애를 보면서 아부지를 떠올리고 나 이 애 잘 키울게요 시전.

나중에 자기 첫사랑이랑 결혼한다고 연락 온 형한테 울면서 축하한다고 해준다.

그러다 돌연 자기 부인이랑 애랑 같이 이 바닥 뜨겠다고 무리해서 큰 건을 하나 잡더니 결국 칼빵맞아서 죽는다.

마지막에 그의 장례식에 온 사람들을 보여주며 끝난다.

 

끝.

 

...

 

솔직히 보고나서 좀 많이 짜증나서 머릿속으로 스토리 정리를 안해뒀더니 기억이 흐릿하다.

 

하지만 큰 흐름은 이게 맞다.

 

하...

 

원작은 이것보다 더 세세하고 내가 위에서 납득이 안갔던 부분을 잘 설명해주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원작은 모르고 뮤지컬만 봤으니까..뮤지컬 스토리에 대해서만 말해보겠다.

 

작품의 빡침 포인트:

1. 지네 아부지로 인해 빚을 진 사람을 왜 패는데

2. 제니가 반하는 포인트...그...진짜로? 아무리 사람이 마음이 허해서 의지하고 싶고 어쩌고 해도 그렇지...그 한마디에 콩깍지라니...? 이건 근데 그럴 수 있겠다 싶을 수도 있겠다 싶긴 한 것 같다고 해줄 수도 있을 것 같으면서도...에휴

3. 지가 아무런 설명없이 도망쳐놓고 첫사랑 옆에 자기가 아는 형이 있으니까 배신감 느끼고 화내는 거 진짜 개이기적ㅋㅋㅋㅋ너 부인이랑 애 있다?

4. 허버트나 제니가 가끔 영어 욕을 막 하는데 한국 아닌감...미군부대 쪽인가? 싶었다. 그런데 설명을 좀 해주던가...스토리에 짜증나서 뇌 좀 빼고 보다간 의문만 엄청나게 불어난다..난 갑자기 저래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5. 한민우 역 배우...한민우를 개아싸찌질이로 잡고 연기해서 작품을 보는 사람의 빡침을 유도했다면 진짜 갓연기고 애절한 사연남을 연기하고 싶었다면 진짜 연기를 다시 배우라고 진지하게 말해주고 싶었다.

6. 뮤지컬 창법이 잡히지 않아서 성량과 발음 문제로 뭐라고 하는지 들리지 않는 사람들을 무대에 왜 올린건지 모르겠다. 나같으면 차라리 그냥 잘하는 신인 등용한다. 앙상블 배우님들 다 잘하시더만...하...

7. 주연 여자 배우님들 진짜 다 걍 너무 잘했어서 더욱 실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티가 났다..하하하......

 

공연 뒤 배우 캐스팅을 전체적으로 찾아보았다.

두 남자주연 역할에 대부분 아이돌 및 아이돌 출신 캐스팅.

흠.

무엇을 노렸는지는 알겠지만 결국 그래서 이창섭 배우님 회차 제외하고는 팔리는가?

일단 내가 본 페어는 절대로 뮤덕들에게 팔리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아니 안팔릴 것 같은데.

실제로도 그렇고...

 

뭐 다 그렇다 치자.

사실 음악만이라도 괜찮았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

오케스트라가 있는 것은 정말 좋았고, 종종 오케만 따로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솔직히 음악이 엄청 좋다 이런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일단 가사가 너무 유치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 싸울 때 쓰는 욕들도 너무 기계적이라..(같은 톤으로 야 이 개새끼야!! 의 반복...)

 

생각할수록 스트레스 받아서 여기까지 쓰겠다.

정말 예쁜 포토존과 전문 인력들이 아까웠다.

 

한 줄 후기: 내가 본 퀄리티로는 절대로 설득력을 가질 수 없는 작품